교정을 전공한 치과의사로서 나는 늘 사람들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러면 치아나 골격, 턱관절 등의 비율이 완벽하거나 건강하게 조화를 이룬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만큼 건강하고 좋은 얼굴을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얼굴의 아쉬운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도를 닦는 의지’와 같은 오랜 내공과 기다림이 요구된다.
▲ 좋은 얼굴은 규칙적인 식사, 즐거운 마음,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에서 비롯된다. 얼굴은 정신의 통로라는 것을 잊지 말자.최근 ‘건강’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건강이 주제가 돼 TV나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도 많다. 보통 이런 프로그램은 연예인의 건강상태를 약간의 흥미 요소를 섞어서 확인하고서 전문 진료과 의사들이 진단해 준다. 이것은 일반인들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런데 프로그램의 마지막이 대부분 ‘식단’으로 끝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통 어떤 경우에 어떤 음식을 먹으라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먹는 것과 함께 운동 수면 등 여러 요인의 교정이 필요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은 몸의 건강을 해치는 것과 동시에 얼굴 건강과 조화도 해친다. 내가 좋은 얼굴을 갖기 위해서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 다들 뜬금없다는 반응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리 얼굴의 모든 근육과 인대 등에도 철저하게 신경말단이 분포돼 박혀있는 바, 정신은 곧 얼굴과도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얼굴 건강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제대로 씹고, 코로 잘 호흡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좋은 얼굴을 갖기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 규칙적인 식사
건강을 위해 누구나 늘 하는 말이다. 이는 얼굴 건강에도 중요하다. 껌을 자주씹는 사람의 턱이 내려앉아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치아는 제때 규칙적으로 사용하고, 평소에는 잘 다물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지키지 않고 수시로 간식을 먹는 사람은 치아를 너무 자주 사용함으로써 치열을 망가뜨리게 된다. 제때 먹고 양치질을 잘 해야 치주질환을 예방하고 치열 건강을 지킬 수 있는데, 세 끼를 잘 챙겨 먹지 않고 수시로 군것질하면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하게 돼서 얼굴을 망가뜨린다.
◇ 입 다물고 씹기
음식 먹을 때 유독 쩝쩝대거나 입을 벌리고 먹는 사람이 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러는 경우도 있으니 다시 한 번 자신의 먹는 습관을 점검해 보자. 입을 벌리고 씹으면 씹는 소리가 나고 음식물이 입 밖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에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또 삼킬 때 입안에 산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위산 과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입을 벌리고 씹는 것은 교열 측면에서도 나쁘다. 양쪽턱의 교합을 불균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염, 비중격 만곡 등의 질병 때문에 코로 호흡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먹을 때 입을 벌리고 먹는다. 이런 사람들은 원인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코로 숨쉬는 방법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 유산소운동
근력을 유지하고,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것을 막고, 심폐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유산소운동을 늘 해야한다. 이는 얼굴 건강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좋은 얼굴이란 지방과 근육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고, 탄력과 생기가 넘치는 경우를 말한다. 얼굴에 근육보다 지방이 많으면 피부가 처지면서 탄력이 없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피부가 항상 칙칙하고 생기가 없다. 좋은 운동은 유산소운동이다. 이틀에 한 번 윗몸일으키기, 등펴기, 체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야 얼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 바른 자세로
바른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거나, 팔꿈치를 기대거나, 골반을 한쪽으로 뺀 채 하는 운동은 우리 몸 전체 골격뿐 아니라 얼굴 골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는 우리 몸전체에 혈액순환이 잘 안 되게 하기 때문에 눈・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숨을 약간 들이마셔 가슴이 위로 펴진 상태(이때 척추도 자연스럽게 펴진다)에서 운동하자.
◇ 좋은 수면
사람은 누구나 하루의 3분의 1 정도는 잠을 자며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잠잘 때 자세는 좋은 얼굴이 되느냐 나쁜 얼굴이 되느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하루 7시간 정도는 잠을 자야 한다. 그래야 림프액이 한 부위에 정체되거나 쌓이지 않도록 막을 수 있고, 얼굴이 푸석해지거나 부기가 생기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잘 때는 반드시 코로 숨을 쉬어야 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서 자면 하악골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얼굴형으로 바뀌고, 평소에도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는 골격이 된다. 입으로 숨 쉬며 자는 습관은 마우스피스를 써서라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 처음에는 코로 숨을 쉬는 것이 불편하지만, 이내 편안해지고 머리까지 맑아진다. 어느 특정 방향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좋은 얼굴 골격을 해치는 습관이다. 한쪽에만 지속적으로 중력의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잠들기 전이라도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잠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 긍정적인 생각
얼굴은 정신의 통로이므로 건강한 마음으로 살며 부정적 생각을 떨쳐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하거나 잠자리에 들거나 밥을 먹기 전에도 마음을 긍정적인 쪽으로 다잡고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갖도록 한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하는 운동과 식생활은 건강을 해치고, 얼굴을 망가뜨린다. 밥 먹고, 잠자는 방법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일 하나하나에서 내 얼굴이 만들어지고, 내 건강상태가 좌우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인생 설계의 기본 밑그림을 잘 그려야 기초가 바로 서고, 아름다운 건축물도 만들 수 있다.
3차원정밀검사를 통한 치아·턱·얼굴검진센터를 운영하는 교정전 문의다.
좋은얼굴삼풍치과 이래안 교정연구소 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좋고 건강한 얼굴에 대한 연구와 강의 등을 한다.
월간헬스조선 10월호(134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 글 김중한